「빗 물」
빨강 파랑 노랑 원색의 우산들이
세찬 비 바람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내 등을 후리치는 강한 바람은
몸을 지탱할 수 없도록 자꾸만 앞으로 밀어제낀다
나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검정우산을
60도의 각을 잡아서 힘을 주었지만
360도로 흩어지는 시선들을 담아낼 수는 없었다
흘러내라는 빗물은 멈출기미가 보이지 않고
자꾸만 흔들리기 시작한다
나는 누군가와 나누려고 두리번거리며
먼 기억을 세어보려하지만 마음을 때리는
낙수가 되어버린다
이제는 떨어지는 기억들을 한켠에 걸어두고
두럽지 않은 걸음을 지탱하여 나가려한다
정준용 시인은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한양여자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한 시인은 2009년 동화 ‘숲으로 가는 길’로 등단했으며 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2016년 부천문학에 ‘황금휴지통’을 발표한 그는 한국문인협회 정회원이며 민주평통 자문위원, 굿모닝 소사 고문, 향기회 대표직을 맡고 있다. 정준용 시인은 일기예보, 비상, 달팽이의 숨소리, 빛, 고백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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