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딥페이크성범죄OUT 부천시민공동행동은 19일 도당어울마당 마을온돌에서 딥페이크성범죄 설문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는 피해자‧가해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이며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딥페이크성범죄OUT 부천시민공동행동은 지난 12월 19일(목) 도당어울마당 마을온돌에서 딥페이크성범죄 설문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 ‘지치지 말고 끈질기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딥페이크성범죄 관련한 시민 설문조사 결과발표 ▲‘제대로 된 성교육’에 대한 제안 ▲여성운동·청년·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 ▲현장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70여명의 시민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참여했다.
변정아 부천새시대여성회 사무국장은 설문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설문 참여자의 98%가 딥페이크성범죄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로 인한 불안과 분노를 느끼고 있는데 정작 적절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다. 상호존중과 배려, 동의에 기반한 성교육이 제도적으로 안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 지인이 피해를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걸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공동체가 붕괴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는 한 설문 응답자의 말을 전하며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는 피해자-가해자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의 문제이며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향 부천시청소년성문화센터장은 “‘제대로 된 성교육 좀 해달라’는 초등학생의 당부에 지역사회가 빠르게 응답해야 한다”면서 ‘성폭력 예방’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지금의 성교육은 효용이 다했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연령별·주제별 토론을 통해 전 생애적인 성교육, 타인의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고 모두를 존중하는 인권적 정신이 깃들어 있는 성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대안 성교육의 방향을 제시했다.
여성운동·시민사회의 역할을 발제한 서울여성회 윤미영 사무처장은 “우리에게는 힘을 모아서 성폭력, 반인권을 규정하고 해결 해 온 역사가 있다”며 “‘딥페이크 성범죄는 성폭력이다. 능욕이 놀이가 되는 사회, 폭력이 돈이 되는 사회를 끝내야 한다’는 해결 방향을 가지고 넓은 연대로 힘을 모으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의 목소리를 담아낸 최보근 성공회대 인권위원회 활동가는 대학 내 딥페이크 문제는, 2차 가해를 양산하는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와 대학 인권센터의 내실화 부족으로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서 2차가해 게시물이 지속적으로 올라오는 등 혐오가 과대대표 되는 문제를 지적했다.
또 정부의 정책으로 각 대학에 급하게 인권센터가 세워졌으나 ‘전담 인력은 평균 0.9명, 겸직 인력이 평균 2.3명’임을 지적하고 “대학 내 성폭력, 인권침해 예방/감시 기구인 대학 인권센터에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내실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청소년이 느끼는 현실과 요구를 밝힌 손신비야(부천심원중) 청소년은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언론에 알려진 후 여학생들에게만 ‘조심하라’ 말하는 사회를 지적하며 “피해학생이 상담이 아닌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런 식으로 성별을 나누어 서로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바라보게 하는 어른들의 배려 없는 생각에 너무나 화가 난다”며 “청소년 가해자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친구들끼리 모두를 의심하고 살고 싶지는 않다. 어른들의 방식과 생각으로 우리를 갈라놓거나 단속하는 것을 멈춰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딥페이크성범죄 시민인식 설문조사는 10월 9일-12월 11일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됐으며, 536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박기랑 기자 pws21@hanmail.net.co.kr